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녹내장 진단 받은 후 내 눈 되돌아보기

40대부터 녹내장 관리

by Lily0123 2023. 12. 3. 11:1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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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우지움조각미술관

녹내장을 알기 전까지 과연 내 눈은 편안했을까?

 

나는 대학병원 주치의 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녹내장, 심한 안구건조증, 표재성 각막염 소견으로 약국에서 잔뜩 인공눈물, 안약을 한 보따리 받아서 집으로 돌아왔다. 그리고 생각했다... 과연 내 눈은 언제부터 녹내장이 진행된걸까? 바보같이 난 그 동안 왜 그 사실을 모른 채 지금껏 병을 키워온걸까....  더군다나 난 간호사이지 않는가?! 하루에 절반 이상 환자들 곁에서 수많은 환자들을 돌보며 20년 가까이 지내왔는데... 내가 녹내장 환자였다니...  후회와 막연한 공포가 밀려왔다. 인터넷에 '녹내장' 을 검색 해 보니 수 많은 연관 단어로 '소리 없는 실명', '녹내장 실명 확률', '소리 없는 시력 도둑' 등의 단어들이 화면에 가득했다. 대부분 절망적인 내용일거라는 생각에 선뜻 해당 내용을 클릭 할 수가 없었다. 다시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내 눈의 과거를 되돌아보기로 했다. 녹내장의 검은 그림자를 알기 전까지 내 눈은 어땠었나?! 가장 먼저 떠오른게 안구건조증이었다. 

 

안구건조증은 지금으로부터 약 23년전 우리나라에 시력교정술 라식(Laser-assisted in situ keratomileusis; LASIK)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초입인 2001년 1월 라식 수술을 받은 후 부터 얻은 듯 하다. 

처음으로 초등학교 2학년  학교 칠판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으로 안경을 썼다. 그리고 대학생이 될 때까지 근시 교정 안경은  제 역할 제대로 못하는 내 몸뚱이의 눈 2개를 대신해 흐릿한 눈 앞의 세상을 선명하게 해주었다.  시력은 초등학교 2학년 0.8부터 시작해서  고등학교 3학년땐 흔히 표현하는 마이너스 7 디옵터까지 측정된 기억이 있다. 아침에 눈 뜨면 벽시계의 시간이 선명하게 보였으면 좋겠고 대학생이 되니 특히 더 지긋지긋한 안경에서 벗어나고 싶었다. 그래서 대안책인 렌즈 착용을 생각했으나 정기적으로 동네 안과에서 내 눈을 검사한 결과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세상 불편한 하드렌즈만 해야 된다는 것이다. 그래도 어떻게든 적응해보려 1년간 착용해보았지만 수시로 찾아오는 눈에 모래알이 박힌 듯 머리가 지끈해져 두통까지 유발하는 심한 이물감이 문제였다. 그리고 아주 간혹 갑자기 고개를 휙 돌리면 눈동자에서 하드렌즈가 탈출 해 바닥으로 툭 떨어지는 대참사도 생겼다. 이 때 다시 하드렌즈를 찾는다는건? 휴.. 모든 내 몸의 신경세포를 곤두세워 행여나 발로 하드렌즈를 밟을까 극도의 긴장감으로 바닥에서 찾아야 했다. 물론 못찾은 경우가 더 많았던거 같다. 삶의 질을 높이고 싶어서 선택한 하드렌즈가 오히려 내 삶을 예민하게 피곤하게 만들었다...

그렇다... 생각해보면 내 눈은 이미 녹내장(검은 그림자 무 서 운 친구)이 오기 전부터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고도 근시(오래된 익숙한 친구)가 먼저 와 있었다. 거기에 더불어 라식수술 이 후 아침에 제대로 눈 뜨기 힘든 심한 안구건조증(시력과 바꾼 부작용 친구)까지 붙어버렸다. 그래도 라식 수술 후 매 년마다 동네 안과 의원에 가서 정기 검사도 받고 인공눈물 점안제도 꾸준히 사용했었다. 다만 오래된 친구와 부작용 친구들이 내 몸에 붙어 사는 동안 적당히 불편한 상태가 Default가 되버린 익숙한 삶이 문제였다.

 

그러다가 낯선 곳으로 결혼과 함께 이사를 했고 집 근처 동네 안과가 없어 이 참에 대학병원 안과에 한 번 가보자! 하는 마음으로 토요일 외래 진료를 모바일로 예약했다. 물론 안구건조증 진료를 위해...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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